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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학생 - 수술실 김영현
이  름 : 관리자
시  간 : 2006-11-11 09:40:29 | 조회수 : 4935
 

두 학생

수술실 김영현

2006. 6. 18. 토요일 오후 3시20분경. 119 구급대의 앰블런스 경적소리와 함께 두명의 환자가 침대에 삼천포서울병원 응급실로 들어왔다.

삼천포공립 고등학교 재학 중인 박성우(17)군과 김성균(17)군 이었다.

어려운 가정환경으로 피자가게에서 시간급 아르바이트를 하다가 오토바이가 넘어져서 삼천포서울병원에 내원한 것이었다.

진료 과장님께서 환자상태를 보니 두 학생 전부 다리를 심하게 다쳐 응급수술을 요할 정도였다.

다행히 응급수술 시스템이 있는 삼천포 서울병원에서 둘 다 무사히 수술을 마치고 입원할 수 있게 되었다.

그러나 두 학생들의 얼굴은 이상하게도 그렇게 밝아보이진 않았다.

조금 후, 한 학생이 용기를 내어 저한테 이렇게 말하는 것이었습니다.

“선생님, 저희 어떡해요. 내일 국가고시 전기기능사 시험을 아침 8시에 진주기공에서 치르는데 이 상태면 완전히 시험을 포기해야 하나요?”

이 말을 듣고 나서 저는 도저히 모른 척 하기가 힘들었습니다.

이번에 시험을 보지 못하면 1년을 더 기다려야 된다고 말하는데 너무나 절박하고 간절해 보였습니다.

그래서 저는 진료과장님께 사실을 말씀드리고 협조를 요청하니, 과장님께서 다행히 아침 일찍 다리에 깁스를 하고 앰블런스에 제가 동행을 하고는 시험을 치르러 갔다 와도 무관하다는 허락을 받았습니다.

일요일 아침 7시 서둘러 두 학생을 목발에 의지하여 앰블런스에 태우고 진주기계공고로 출발하여 제 시간에 도착하였습니다. 도착하니 같은 반 친구들의 환영과 담임선생님께서 진심으로 감사하다며 제 두 손을 꼭 잡고 말씀을 하실 때 말로 형언할 수 없는 뿌듯함이 몸 한구석에서 올라왔습니다.

5시간에 걸쳐 시험을 마치고 파김치가 된 두 학생이 양다리는 목발에 의지하고 같은 반 친구들의 부축을 받으며 걸어 나오는 것이었습니다.

모든 학생들이 밝게 웃으며 시험 잘 치렀다며 서로 축하를 해주는 것이었습니다.

담임선생님도 둘 다 합격이라고 말씀을 하실 때 저도 저절로 환한 웃음이 나오더군요.

담임선생님의 거듭 고맙다는 인사를 받고 내려오는 두 학생을 태우고 내려오는 앰블런스에서 곰곰히 생각해 보니 이런게 조그마한 행복인가 차후에 두 학생들이 커서 사회에 나갔을때 한번쯤은 오늘 일을 회상하겠지 하는 상상을 하며 혼자 실없는 웃음을 지으며 삼천포서울병원으로 다시 돌아 왔습니다.

“어느 누구라도 이런일이 생기면 다들 똑같이 행동하겠지만 내생에 조그마한 일이지만 감동을 배가 넘는 그런일이었던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