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속 SSH
할아버지, 힘내세요!!
간호사 천송희
더위가 시작되는 7월. 오심과 구토를 호소하는 할아버지 한분이 병동으로 입원하셨습니다.
할아버지는 한눈에 보기에도 무척 쇠약해 보였습니다. 위내시경과 복부CT상 위 폐쇄소견을 동반한 위암을 진단받고 코에는 비위관을 삽입하고 금식으로 할아버지의 병원생활은 힘겹게 시작되었습니다.
위 한부분이 암조직으로 폐쇄되어 음식을 먹을 수 없어 위를 절제하는 외과적 수술이 유일한 치료 방법이었습니다. 저희 삼천포 서울병원이 개원하기 전에는 위암수술이 필요한 환자들은 대부분 진주지역의 병원으로 전원되어 수술을 받았습니다. 하지만 저희 병원은 위암수술이 가능한 시스템과 의료진이 갖추어져 굳이 타병원에 가지 않더라도 위암환자 치료를 할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환자분과 보호자분들도 저희 의료진과 병원을 믿고 할아버지의 치료를 맡겨 주셨습니다. 이렇게 해서 할아버지는 삼천포 서울병원의 위암수술 첫 번째 환자가 되셨습니다.
수술은 암조직이 있는 위를 절제하고 소장과 연결하는 문합술로 복잡하고 큰 수술이었습니다. 소변줄을 삽입하고 수술 중 수혈을 위한 혈액을 준비하는 등 모든 병동 식구들은 긴장속에서 수술을 준비하고, 드디어 수술시간이 되어 가족들과 병동식구들은 무사히 수술이 끝나기를 기도하며 수술실로 할아버지를 보내드렸습니다.
7시간 정도의 긴 수술이 성공적으로 끝나고 병동으로 돌아오신 할아버지는 왜소한 체격에 어울리지 않게 많은 주사바늘과 비위관 등 여러 가지 관을 달고 하루하루 힘겹게 회복하기 만을 기다렸습니다.
수술 8일째 할아버지는 수술부위 회복으로 기나긴 금식을 끝내고 음식을 드시기 시작했습니다. 처음에는 소량의 물로 시작하여 퇴원하실 때에는 밥으로 식사를 하시게 될 정도로 좋아지셨습니다. 위절제술로 인해 음식을 한꺼번에 많이 드실 수 없어 소량씩 여러 번 나누어 드시는 방법에 적응하시도록 도와드렸습니다. 할아버지께서도 저희를 믿고 잘 적응해 가셨습니다.
수술 16일째 기력을 회복하신 할아버지께는 항암치료라는 힘든 과정이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큰 수술을 해내신 할아버지는 1차 항암치료에도 큰 부작용 없이 치료과정을 이겨내셨습니다. 그리고 몇일 뒤 할아버지는 퇴원을 하셨습니다.
투병생활이 힘에 부치셨을 법도 한데 아프다는 말씀 한마디 하지 않으시고 묵묵히 참아내셨던 할아버지. 퇴원하실 때 우리를 향해 웃어 보이시던 할아버지 얼굴에 그동안의 긴장과 힘든 일들이 스르르 녹아내리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앞으로 남은 항암치료도 잘 이겨내실 거라 믿으면서 할아버지를 보내드렸습니다.
할아버지, 힘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