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천포서울병원 고압산소치료시설.
의학이 나날이 발달하고 있지만, 전 세계적으로 약 1억명이 앓고 있는 것으로 추산되는 질환이 당뇨병이다.
당뇨병 환자의 높은 혈당은 신경과 혈관을 손상시킨다. 이는 말초신경 감각 이상으로 나타나며, 특히 발이 혈액순환 장애로 괴사돼 초기 치료를 놓치면 절단 수술을 피할 수 없다.
당뇨족부질환 환자의 절단 수술은 괴사된 조직이 낫지 않고 광범위하게 번지면 마지막으로 선택하는 방법이지만, 절단 수술로 인해 상당한 장애와 합병증을 남기는 것이 문제다.
우리나라는 현재 당뇨병으로 인해 신체 괴사가 진행된 환자가 약 1만명이며, 해마다 1300명 정도가 발가락이나 발목 절단 수술을 받고 있는 현실이다. 이는 개인적인 고통과 치료비로 인한 손해는 물론, 국가적으로도 큰 손실이 아닐 수 없다. 장애인이 되면 1인당 연간 1200만원의 국가적 예산이 소요된다고 한다. 족부괴사 장애인의 국가 예산만 해도 연간 156억원이 소요된다.
또 다른 통계를 보면 ‘당뇨 발’ 절단 수술을 받은 환자가 5년 안에 사망할 위험이 최고 80%까지 이른다고 한다. 생명 연장을 위한 절단 수술이 다른 발에 무리를 줘, 다른 발을 절단하게 될 위험성이 발을 보존하는 치료를 받은 환자보다 무려 1.8배나 더 높게 나타난다고 한다.
고압산소치료가 절단보다 보존을 통해 생명의 위협에서 벗어나려는 최후의 선택이자 최상의 선택으로 부각되는 이유가 이것이다. 당뇨족부괴사 환자가 고압산소치료를 하면 절단보다 보존으로 갈 비율을 높이게 된다.
초기 말초신경 장애의 경우 치료기간 단축은 물론 완치의 비율 또한 더 높을 수밖에 없다. 지금까지 고압산소치료는 잠수병, 가스 중독 등의 치료에 주로 이용됐다. 그러나 고압산소치료는 혈액을 통해 조직에 순도 높은 많은 산소를 보내 신생혈관을 만들어 내는 한편, 세균들을 죽이고 항생제의 효과를 증대시키고 신체방어 작용을 하는 백혈구의 기능을 증강시키는 등 당뇨괴사로 인해 손상된 상처 재생에 뛰어난 효과를 보인다.
고압산소치료만 받는다고 해서 당뇨족부괴사가 완치되는 것은 아니다. 혈관 상태를 정확히 확인할 검사 장비들로 정확한 진단이 필요하고, 이들을 간호할 전문적인 전담 간호 인력들이 필요하다. 전문적인 교육을 이수한 고압전문의사, 당뇨 조절을 위한 신장내과, 괴사조직 진료를 위한 정형외과, 수술실, 중환자실. 마취통증의학과가 있어야 한다. 그리고 이들을 사회로 복귀시킬 재활의학과 등 체계적인 진료시스템이 갖춰져 관리돼야 함은 물론이고, 당뇨합병증이 진행되면 만성신부전으로 이어질 수 있으므로 혈액투석실, 장기요양시설 등도 안정적이고 장기적인 치료 관리를 위해 필요한 시설들이다.
잠수병 치료로 이름을 알리고 있는 삼천포서울병원의 경우, 세계적인 잠수병 연구센터인 영국의 Diving Diseases Research Centre health care(DDRC)에서 잠수사 검진의사, 잠수의학 자격을 취득한 전문 의료인력이 당뇨족부괴사 치료를 맡고 있다. 또 간호팀 역시 당뇨족부괴사 환자 치료를 위해 홍콩에서 실시하는 세계혈관학회(WoCoVA)에서 말초혈관의 감염을 막고 혈관을 보호하기 위한 말초혈관 중심정맥삽입술(PICC) 연수 등 해외 관련 연수에 참여하고 있는 등 자체 연구 개발로 환자들의 고통 경감 및 치료의 길을 열고 있어 주목을 받고 있다.
지난 2013년 10월 개소한 이 병원 고압의학치료센터는 그동안 해외 2명과 함께 서울·경기 등 수도권을 포함해 전국적으로 200명에 이르는 당뇨족부괴사 환자에게 고압산소치료를 시행해 완치·퇴원시킨 것을 비롯해 현재까지 1419명의 난치성 질환자(당뇨족부괴사, 버거씨병 등)를 완치시켰다고 밝혔다.
센터 측은 지난 6월 창원에 거주하는 족부괴사 환자는 당뇨합병증으로 고혈압, 두 번의 뇌경색과 편측 마비, 족부괴사로 인한 골수염, 급성패혈증 위험으로 중환자실에 입원, 4개월간의 고압산소치료를 통한 조직 재생 및 피부 이식으로 두 발로 걸어서 퇴원하기도 했다고 소개했다.
이 병원 한창섭 고압의학진료센터장은 “이제 시대는 바뀌었다. ‘병원에 가봐야 절단밖에 더 하겠느냐’라는 생각은 버리는 게 좋다. 검증되지 않은 민간요법, 뱀독 및 거머리요법 등으로 수백, 수천만원을 낭비하고 치료시기를 놓치는 등 제대로 된 치료를 못 받는 사람들이 있는 현실이 안타깝다”며 “만약 당뇨병 환자의 발에 문제가 발생하면 전문인력과 장비가 갖춰진 병원을 방문해 고압산소치료를 포함한 제대로 된 치료를 받는 것이 발을 절단하지 않고 보존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며, 이는 또한 환자의 고통을 줄이고 개인적인 비용 손실 및 공적 자금 낭비를 줄일 수 있는 길이기도 하다”고 말했다”고 말했다.
정오복 기자 도움말= 한창섭 삼천포서울병원 고압의학진료센터장·병원장